| 제875차 심의결정 현황 (2014.0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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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2014-1128 [기사] 신문윤리강령 위반 중3 짓누른 ‘삶의 무게’/정신지체 2급 부모에 조부모도… 광주일보 발행인 김 여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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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문 |
| 光州日報 2014년 3월 31일자 7면「중3 짓누른 ‘삶의 무게’/정신지체 2급 부모에 조부모도 장애?치매 앓아/실질적 가장 역할…가족 모두 잠든 새 목숨 끊어」제목의 기사에 대하여 ‘주의’ 조처한다. |
| 이 유 |
| 1. 光州日報는 위 적시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30일 오전 광주시 광산구 장례식장. 50대 남성이 장례식장 내 영안실 앞을 쳇바퀴 돌 듯 돌았다. 지난 27일 아파트에서 투신, 15세 짧은 생을 마감한 아들이 누워 있는 영안실이다. “내 아들 죽지 않았어. 다시 살아 올거야.” 정신지체 2급인 아버지는 믿기지 않는 듯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영안실 앞을 맴돌았다. 아들 시신이 화장장으로 떠난 뒤에도 그의 중얼거림과 서성거림은 계속됐다. 광주시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15살 난 중학생 A군이 지난 27일 숨졌다. 밤 10시 30분께 함께 살던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스스로 투신했다. 유서는 없었다. 15세 중학생의 어깨를 짓누르며 죽음으로 내몬 ‘무거운 짐’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중학교 3학년,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기에 바쁜 시기지만 A군은 할아버지·할머니에 아빠·엄마, 동생까지 6명을 책임지는 가장이나 다름없었다. 할아버지는 10년 넘게 뇌병변 장애인이었고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는 정신 지체 2급 장애인인 아버지와 같은 병력으로 병원에 입원중인 엄마도 A군의 짐을 덜어줄 수 없었다. 투정 부리기 좋아하는 초등학교 5학년인 동생도 외면할 수 없는 삶의 무게였다. 학교를 가는 시각, 요양보호사가 장애 조부모를 챙겼지만 가슴 한 켠에는 함께 있지 못하는 불안함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학교 친구들은 A군의 어려운 기색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친구들과 밝게 어울렸다. 잠깐 다녔던 학원비를 내지 못한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도와주겠다는 지인도 나타났지만 “괜찮다”며 거절할 정도로 자립심도 강했다. 다섯식구의 실질적 가장역할을 하면서도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방과후에는 다음날 먹을거리를 챙기고 집안 청소 등을 책임져야 했지만 15살 짜리 중학생은 힘들어 하지 않았다. 가끔 초등학생 동생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잠들 땐 이불을 챙겨주는 어른 스런 형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병(病)으로 둘러싸인 가족의 무게는 A군의 좁은 어깨로는 감당하기엔 버거웠다. 감수성 예민한 시기, 가족의 병은 어린 중학생의 어깨를 짓눌렀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나오는 적은 돈 으로는 5인 가족 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15살짜리가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되는 할머니에 정신 병력인 아버지의 울부짖음을 참아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만나서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한숨 돌릴 틈도 없었다. 울분을 속으로 삭이다 보니 삶의 무게는 점점 더 힘들어만 갔다. 결국 A군은 어두운 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살기 힘들어 막막해 울부짖는 A군의 절규를 들어줄 사람도, 그가 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덜어줄 보호막도 멀리 있었다. A군 동생(12)은 장례식장에서도 “형, 말도 없이 어디 갔어”라며 울먹였다. 동생은 형이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남겨진 가족들의 고통은 진행형이다. 한편, 광산경찰은 A군이 장애를 앓고 있는 가족들과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고민한 점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396191600520901006 > 2. 위 기사에 대하여 윤리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光州日報의 위 기사는 뇌병변 장애 할아버지, 치매를 앓는 할머니, 정신지체 2급 장애인으로 병약한 부모, 초등학교 5학년 남동생과 함께 어렵게 살아온 15세 중학교 3학년 A 군이 자살한 안타까운 사연을 다룬 사건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A군은 지난 3월 27일 밤 광주광역시 한 아파트에서 투신했고, 유서는 없었다. 기사는 숨진 A군이 겪은 어려운 사정을 취재기자 본인이 직접 보고 느낀 것처럼 내러티브 형식으로 작성됐다. 그러나 기사 내용 가운데 『15살짜리가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되는 할머니에 정신 병력인 아버지의 울부짖음을 참아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살기 힘들어 막막해 울부짖는 A군의 절규를 들어줄 사람도, 그가 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덜어줄 보호막도 멀리 있었다』 등 대목은 자살이 A군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같은 느낌을 주는 부적절한 묘사다. 유서가 없는 상황에서『병(病)으로 둘러싸인 가족의 무게는 A군의 좁은 어깨로는 감당하기엔 버거웠다』,『울분을 속으로 삭이다 보니 삶의 무게는 점점 더 힘들어만 갔다』등 대목도 객관적 사실보도가 강조되는 자살 사건기사로는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감성적이다. 정신지체 2급 장애 부모 슬하이기 때문에 어렵게 살았다는 식의 기술도 그 객관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전문가들은 자살의 원인은 대개 복합적이므로 언론은 단편적이고 단정적인 판단을 근거로 해서 이를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 기사는 자살의 부도덕성과 자살에 대한 경계심을 약화시키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모방 자살 충동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자살 보도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신중해야 한다’고 규정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7조「범죄보도와 인권존중」④(자살 보도의 신중)을 위반했다고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 적용 조항 |
| 신문윤리실천요강 제7조「범죄보도와 인권존중」④(자살 보도의 신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