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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17세기 유럽에서부터 태동한 초창기 근대 신문은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를 근간으로 시작되었다. 이 당시 신문이라는 매체는 정보의 쌍방향적 소통보다는 권력층의 의도를 대변하고 확산시키는 일방적 도구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인쇄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신문이 대중들에게 접근 가능한 매체로 변모시켰다. 신문이 공적인 매체로 신뢰를 얻게 되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자율적 윤리강령이 핵심 가치로 주목받았다.
19세기 전신과 사진 기술이 신문에 도입되면서 뉴스의 수집과 전달 방식은 또 한 번의 대변혁을 가져왔다. 전신은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고, 사진은 신문뉴스에 시각적 요소를 추가하여 사건 현장 이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이와 같은 기술의 진보는 신문산업에 더욱 정확하고 심층적인 보도를 가능하게 하였지만 동시에 편향된 정보전달과 이미지 조작과 같은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20세기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등장은 정보를 더 빠르고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기존 신문산업에 위협적인 존재였다. 신문은 이에 대응하여 속보 위주에서 벗어나 더욱 분석적이고 심층적인 기사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과장된 보도나 정치적 편향성 등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율심의 기구의 중요성이 주목받았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실시간 뉴스 업데이트가 가능해지고 포털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신문의 역할을 재정립하게 했다. 인터넷은 국경을 넘나들며 신속한 정보전달을 가능하게 하였으나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허위정보의 확산과 노출로 상상할 수도 없었던 새로운 윤리적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신문업계는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뉴스제휴평가위원회와 같은 민간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였다.
알파고로 시작하여 챗GPT로 발전한 생성형 AI의 발전은 소리없이 신문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전의 기술변화는 뉴스 유통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면 앞으로 도래할 AI 기술은 뉴스의 본질인 생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AI는 언론의 미래를 밝게 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교묘한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나 알고리즘 독점과 같은 많은 위험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상황에 적합하게 윤리적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는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정확성, 객관성, 투명성, 프라이버시 보호와 같은 기본적인 윤리 원칙을 준수하고 반드시 초안 기사는 기자 스스로 작성하고 자체 기사만을 학습한 생성형 AI를 사용해야 한다는 사내 윤리강령을 마련하고 있다. 급변하고 있는 AI의 환경 속에서 법을 통한 경직된 규제보다는 유연하고 신속한 자율규제가 바람직하다. 이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이며, 언론의 자율규제는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첨단 AI 시대를 맞이하여 신문윤리의 올바른 정립에 있어서 자율심의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첫째, 자율심의 기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서 유관기관과의 실질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와 자율기구 간의 실무적인 연계 협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진행될 제평위 입점 신청시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같은 자율규제기구에 가입하여 일정 기간이 지난 매체로 한정하거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퇴출 심사시 자율규제기구의 심의 결과를 반영하는 제도적 장치가 통합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엄격한 자율규제와 함께 자율규제에 성실히 참여하는 매체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 또한 동반되어야 한다. 제평위 입점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나 언론재단 등 각종 공공사업이나 예산 지원 등에서 심의 결과를 반영하여 심의를 받지 않는 언론사와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셋째, 자율규제 심의에 참여하는 언론사에 대한 재정 지원이나 정책 사업 우선권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AI 교육이나 첨단 기술지원 등 비 재정적인 측면에서 인센티브 지원 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하여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인센티브는 매체들이 자율규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며, 궁극적으로 미디어 생태계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AI 시대에 대응하여 신문윤리는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추어 공적 책무를 우선시하는 자율기구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재정립되어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