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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세미나]  일간신문 데스크급 워크숍(광주, 전·남북 지역)

2007.07.05. - 2007.07.05. / 발제자 : 성병욱 / 주제 : 신문윤리강령과 언론의 사회적 책임

조회 : 1608
  • 신문윤리강령과 언론의 사회적 책임

    성병욱(세종대 신방과 석좌교수)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요강 개정 과정

    원래 1957년에 제정된 신문윤리강령과 1961년에 제정된 신문윤리실천요강은 편집인협회가 만든 것을 신문협회와 기자협회가 추가 채택하는 형식으로 신문계 전체가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의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은 권력의 언론자유 탄압 수위가 점점 높아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기 때문에 언론자유의 수호가 가장 중심적 가치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구 강령은 1922년 미국신문편집인협회(ASNE)가 채택한 언론규범의 ‘사실주의’와 ‘객관주의’를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구 신문윤리강령이 지향하는 자유주의·사실주의·객관주의는 언론의 보편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으나 한계도 지니고 있다.  특히 사실주의와 객관주의는 군사독재정권을 거치면서 권력이 제공하는 발표를 사실이라는 이름으로 보도해 진실을 왜곡시키는 발표저널리즘의 폐해를 낳는 방패막이 구실을 한 것도 사실이다.

    미국도 매카시사건의 홍역을 거치고 난 뒤 1975년 신문편집인협회가 언론규범을 전면 개정하면서 취재에서 독자적 조사를 통한 진실보도를 강조하게 됐다.  이렇게 지난 40년간 우리나라의 언론상황도 크게 바뀐데다 언론보도윤리에 대한 세계적 흐름도 변화한 것이 새 신문윤리강령 제정의 배경이었다.

    우리 언론계에선 매년 신문의 날 기념행사 준비를 위해 신문협회·편집인협회·기자협회간 협의 회의를 갖는다.  95년 39회 신문의 날 준비회의에서 편집인협회 대표가 다음해 40회 신문의 날 및 독립신문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시대에 맞게 신문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을 전면 개정하는 작업을 제안했다.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그 해 6월 세 단체가 추천한 언론계·학계·법조계·신문윤리위 관계자 7인으로‘신문윤리강령개정위원회’(위원장 박권상)가 발족됐다. 이 위원회는 95년 7월 3일부터 96년 1월 16일까지 10차례에 걸쳐 심도있는 토의와 연구, 그리고 김정기 외대교수의 미국과 영국 실태조사까지 거쳐 개정안초안을 작성했다.

    이 초안이 96년 2월 16일 편협·기협 및 학계 대표가 참석한 공청회에 붙여져 거기서 나온 주로 언론계 의견과 편협운영위원회 및 개별언론사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 최종안이 만들어졌다. 드디어 4월 8일 신문협회·신문방송편집인협회·기자협회 회장이 세 단체 이름으로 최종안에 서명, 선포함으로써 새 신문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이 탄생했다.

    당초 김정기 교수 주도로 강령개정위원회가 만든 초안은 언론의 취재 현실보다 댓발짝 정도는 앞서 있는 매우 이상적인 내용이었다. 언론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은 언론이 스스로를 규제하는 일종의 자기 규제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취재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현실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 나가는 이상적 요소를 포함시키는 건 불가피하다. 그러나 취재 자체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앞서가서는 실행준칙으로서 실행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그래서 여러차례 문제제기 기회를 마련해 너무 이상적인 요소를 완화해 현실보다 한두발짝 앞서가는 정도로 고쳤던 것이다. 그런데도 실제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불편한 요소가 상당히 있어 언론계 내에선 불만과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신문윤리강령 내용

    신문윤리강령은 ‘자유롭고 책임있는 언론??의 실현을 전문에서 새로이 천명해 강령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로 삼았음을 밝혔다.  이는??전후(戰後) 언론헌장??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1947년 허친스위원회 보고서(A free and responsible press)가 권고한 원칙으로 오늘날 현대 언론이 다짐하는 가장 상징적인 보편적 원칙이다.

    물론 구 강령도「자유」와「책임」조항을 새 강령과 마찬가지로 제1조와 2조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의 자유와 함께 책임을 병행시키고는 있다.  그러나 구 강령은 무게중심을 언론자유의 수호에 두고 있었다. 새 강령은 언론의 자유와 함께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명실공히 균형있게 강조하고 있다. 이는 허친스위원회의 ‘자유롭고 책임있는 언론’ 보고서와 1956년에 출간된 시버트, 피터슨, 슈람 공저‘언론의 4이론’에서 강조하고 있는 언론에 관한 사회적 책임이론(Social responsibility theory)에 바탕을 둔 것이다.

    언론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갖추어야 하고 책임을 지기 위해서도 독립성의 보장이 그 전제가 되기 때문에 제3조에 언론의 독립성을 규정하고 있다.  윤리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독립성이 그 논리적 전제임은 말할 것도 없다.

    보도에는 정확성·객관성· 공정성을 지키도록 하는 한편 보도나 평론에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용' 하도록 함으로써 언론이 마땅히 해야 할 'Voice to the Voiceless!'를 구현하도록 했다(제4조).

    이와 함께 개인의 명예와 프라이버시 보호에 각별히 힘쓰는 등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고 특히 독자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도록 노력하기로 했다(제5조, 제6조). 이는 높아진 시민들의 권리의식으로 명예훼손 관련 소송이 늘어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것이었다.

    제7조에는 언론인의 품위 규정을 두어 언론인은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품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문윤리실천요강 내용

    새 실천요강은 과거의 '보도기준'까지 흡수해서 규정함으로써 세부 규제부문이 28개에서 63개 부문으로 확대됐다.

    제1조 <언론의 자유·책임·독립> 강령의 규정을 좀더 부연 설명하면서 정권·정당·정파 등 어떠한 정치권력이나 단체·종교·종파 등 사회세력 및 기업 등 어떠한 경제세력의 부당한 압력, 금전적 유혹, 청탁을 거부해야 하고, 건전한 여론형성과 공공복지 향상을 위하여 사회의 중요한 공공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어야 하며, 특정 지방·종교·인종 등의 이유로 개인을 차별해선 안된다고 함으로써 민주정치 구현을 위한 언론의 적극적인 기여와 사회적 책임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지방지의 경우 지역주의를 조장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책임이 있어 보인다.

    제2조 <취재준칙> ‘신분사칭·위장 및 문서 등의 소유·관리자 승인없이 반출금지’를 규정하면서 “다만 공익을 위해 부득이한 경우로 다른 수단을 통해 취재할 수 없을 때에는 예외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단서를 두어 언론계의 관례나 학설을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과 관련해 2005년 한국언론재단의 기자 의식조사를 보면 ①내부 정보를 얻기 위해 회사에 위장취업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기자가 응답자의 35.9% ②기업이나 정부의 비밀문서를 허가없이 사용하는 행위나 ③상대방에게 자신의 신분을 속이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다가 각각 43.9%와 43.2%다. 기자의 절반 가까이가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재난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지 말고 적절한 예의를 갖추며 피해자의 치료를 방해해선 안된다는 등 재난취재에 관한 규정의 신설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대형사건· 사고 때마다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한국 언론의 나쁜 행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병원 등의 취재’에 있어서도 신분을 밝히고 비공개지역에 들어갈 때나 환자를 취재·촬영할 때 허가받도록 한 것 역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의 교훈에서 나온 것이다.

    ‘전화취재’ 때는 자기 신분을 밝히고 취재요청이 거절당한 경우 거듭된 통화의 연속적인 반복으로 취재원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도청’은 비윤리를 넘어 위법이며, ‘비밀촬영’ 역시 공인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 프라이버시 침해나 초상권 침해가 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새 실천 요강은 취재행위가 보도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언론활동임을 분명히 해 취재행위 자체를 직업윤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특징이다. 취재가 보도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 종속개념으로 이해될 때 기자들은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통념적 생각을 은연중 갖게 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통념적 생각에 사로잡히면 취재가 법과 윤리의 한계를 일탈하더라도 그것은 보다 숭고한 보도의 목적을 위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자위하게 됨으로써 일탈 취재를 오히려 양산할 수 있다.

    그러나 취재행위를 취재→ 기사작성→ 편집→ 보도로 구성되는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요소로 본다면 그 내재적 윤리성에서 직업윤리를 지켜야 한다는 당위적 원칙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제3조 <보도준칙> 기자가 ‘사실과 의견을 구분’ 해야 하고 편견이나 이기적 동기로 기사를 고르거나 작성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언론의 상식이다.
    ‘미확인 보도’는 원칙적으로 하지 말아야 하며 부득이하게 해야 하는 경우 그 점을 밝혀야 한다. 그런데 이 규정과 관련, 관훈클럽 2000년위원회 조사를 보면 처음부터 미확인 내용을 밝힌다는 응답자는 약 18%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미확인 내용을 명시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기사의 행간에서 미확인 내용을 적절히 밝힌다고 응답했다.
    음란하거나 잔인한 표현을 삼가야 한다. 보도 기사가 개인이나 단체를 비판·비방하는 내용을 포함할 때는 상대방에게 해명 기회를 주고 그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이는 정확하고 균형된 보도를 위한 지침이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그 기사가 진실이든 아니든 언론피해구제법에 의해 보도로 불이익을 입은 사람은 언론사에 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사건이 언론중재위나 법원에 제소되면 언론사는 거의 1백% 지게 돼 있다.
      
    취재원이 주는 보도자료 등은 사실의 검증을 통해 확인보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특히 영리적 목적으로 발표된 홍보자료를 경계하도록 했고, 수사기관이 발표한 피의사실은 피의자 또는 피고인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는 등 진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진실을 탐사할 의무를 부여했다. 이것이 바로 구 언론강령의 사실주의·객관주의를 넘어 언론사의 독립적 조사와 확인을 통한 진실보도의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2000년위원회 조사결과 언론인들의 약 39%는 일단 발표내용을 충실히 보도하는데 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도자료가 검증될 때까지 기사 전체를 보류한다는 응답률은 약 11%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언론의 발표저널리즘(hand-out journalism)의 현실이 어떠한지가  드러난다

    제4조 <사법보도준칙> 언론인은 판결문, 결정문, 공소장 등 이밖의 사법문서를 사전에 보도하거나 평론하는 등 재판에 영향을 끼치는 취재 또는 보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소송 당사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배려다.

    제5조 <취재원의 명시와 보호> 취재원은 가급적 밝혀야 하고 공익을 위해 부득이한 경우 등은 취재원의 익명요구를 수용할 수 있으나 이때도 익명의 이유와 기사의 진실성을 추단할 수 있을 정도의 신분암시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취재원을 빙자해 보도해서는 안되며 제3자를 비방하는 내용의 발언을 발설자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하겠다는 제의는 수용해서는 안 되며 취재원이 심층 배경설명(background briefing)을 하는 경우 익명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으나 그의 소속처와 일반적 지위를 밝히도록 했다.

    원칙적으로 비보도조건(취재원이나 내용)으로 취재를 해서는 안 되지만 일단 이에 동의한 경우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지키도록 했으나, 다만 비윤리적이거나 불법행위의 당사자인 경우에는 예외적인 취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취재원과의 약속이 취재원과의 신뢰관계 유지라는 선의가 전제된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경우까지 국민의 알 권리를 희생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0년 위원회 조사로는 취재원과의 비보도약속(오프 더 레코드)의 준수를 규정한 조항을 지킨다고 응답한 언론인은 약 50%였고, 나머지 절반은 이런저런 이유로 지키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제6조 <보도보류시한> 취재원과 보도를 일정기간 보류하기로 약속한 경우(Embargo) 이를 지키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가급적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실제로 약 60%의 언론인들이 취재원과의 신뢰를 위해 일반적으로 보도보류시한을 존중한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약 40%는 공익성을 엄격히 따져 결정하거나 아니면 불필요한 보도보류요청이 많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제7조 <범죄보도와 인권존중>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피의자에게도 경칭을 써야 하고 피의자가 정신 이상자이거나 정신 박약자인 경우 면책돼 곧 석방될 사람이므로 신원을 밝히는데 신중해야 하며 성범죄보도의 경우 미성년자(18세 이하)나 사건과 무관한 가족의 신원자료도 밝힐 수 없도록 돼 있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피의자나 참고인·증인을 촬영하거나 보도해서는 안되지만 공인 및 현행범의 경우는 예외로 하도록 했다. 요즘은 사진이나 동영상에서 얼굴을 식별할 수 없도록 흐려 주는 것은 보편화 돼 있으나 공인 및 현행범 외에도 영상취재는 삼가지 않고 있어 이 조항이 거의 사문화되고 있다.

    제8조 <출판물의 전재와 인용> 뉴스통신사 기사와 자사 기사의 구분을 철저히 하고 타언론사의 것을 표절해서는 안 되며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인용해서도 안 되도록 했다. 그러나 2000년 위원회 조사로는 게재 및 사용방법에 차별없이 뉴스통신기사의 인용부분을 모두 밝힌다는 응답률은 약 13%에 지나지 않는다. 이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 언론은 뉴스통신사의 기사를 거의 일상적으로 도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타인의 글과 사진·그림·음악 등 시청각물의 저작권을 침해해선 안되고 동의를 받고 인용할 경우 출처를 밝혀야 한다. 이 조항이 가장 위반이 심하기 때문에 뒤에 별도로 상론할 기회를 갖겠다.

    제9조 <평론의 원칙> 평론은 진실을 근거로 해야 하며 공정하고 균형과 절제를 지키고 고의적 편파와 왜곡을 경계해야 한다. 논설은 정론(正論)적 입장을 대변해야 하며 논설이 특정인을 비판하는 경우 그 사람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도록 노력하도록 했다.
    새 실천요강은 구 요강에 없는「정치적 평론의 자유」를 천명하고 있다.  즉 제9조 2항은 “사설 등 평론은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표명하는 등 신문사의 정치적 입장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 규정은 정치적 평론의 자유를 전향적으로 선언하고 있으나 실제 반쪽짜리 자유로 후퇴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이란 조건을 붙임으로써 선거 같이 중요한 민주정치의 행사에서  신문이 특정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평론의 자유를 현실적으로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제10조 <편집지침> 편집자는 사내외의 압력이나 억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공개된 편집 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편집해야 한다. 제목은 기사의 요약적 내용이나 핵심적 내용을 대표해야 하며 기사내용을 과장하거나 왜곡해선 안된다. 또한 음란·잔혹한 내용으로 선정적인 편집을 못하도록 했고 기고기사의 경우 기고자의 동의 없이 기사를 고치치 못하도록 했다. 편집자는 사내외의 부당한 요구에 따라 기사를 없애거나 면배치, 크기 등 내용을 바꿔선 안된다. 미확인 사실을 보도할 경우 과대하게 편집해선 안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있는 것을 써야 하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기사와  무관한 사진을 쓸 경우 그 까닭을 밝혀야 하며, 사진 조작은 안되지만 부득이한 경우 최소한의 조작기법을 쓸 수 있되 그 사실을 밝히도록 했다.

    제11조 <명예와 신용존중> 부정확한 보도나 공익과 무관한 사실보도 또는 저속하게 표현해 개인이나 단체나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나 신용을 실추시키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언론윤리에 반함은 물론 범죄도 될 수 있다.

    제12조 <사생활 보호> 개인의 주거 등 사생활 영역에 허락없이 들어가서는 안 되며, 공인이 아닌 사람의 사생활·사유물 등을 동의 없이 촬영, 보도할 수 없도록 했다.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할 때도 절제를 지켜야 한다.
    남의 컴퓨터 등에 입력된 개인정보를 승인없이 검색하거나 출력해서는 안된다. 이 밖의 정보에 대해서도 컴퓨터 관리자의 동의 없이 검색하는 것은 비윤리적 행위일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제48조 1항의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초과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에 걸릴 수도 있다. 이를 어기면 3년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실천요강 11조 명예와 신용존중 및 12조 사생활보호 조항의 준수실태에 대해 2005년 한국언론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언론인들의 42.4%가 언론보도로 인한 인권침해 사례가 많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한국 언론이 그렇게 빈번하게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해 언론인들은 ①언론사간의 지나친 경쟁(32.9%) ②언론인의 윤리· 인권의식 결여(22.7%) ③마감시간 등 제작상의 압박(18.3%) ④취재원의 부실한 정보제공이나 정보제공 거부 등(14.8%) ⑤언론인의 법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9.9%) 순으로 답하고 있다.

    제13조 <어린이 보호> 부모나 학교장 등 보호자 승낙 없이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접촉·인터뷰하거나 촬영해서는 안되며 어린이가 유괴된 경우 무사히 생환하는데 필요한 보도제한 등 모든 협조를 다하도록 했다. 폭력·음란·약물사용 장면을 미화하거나 지나치게 상세히 보도해 어린이에게 유해한 환경을 조성하지 않도록 특별히 경계해야 하며 어린이나 그 가족이 성범죄에 연루된 경우 그 어린이의 신원을 밝히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조항을 준수한다는 언론인들은 약 25%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모두 어린이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인터뷰나 촬영을 한다고 했다. 말하자면 대부분의 언론인들은 13세 이하의 어린이의 경우 신원만 밝히지 않는다면 부모나 보호자의 승인없이도 인터뷰나 촬영을 해도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제14조 <정보의 부당 이용 금지> 본인, 친인척 또는 기타 지인이 이해관계를 갖는 주식 및 증권 정보에 관해 보도해서는 안 되며 자기가 기사를 썼거나 곧 쓸 증권의 거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고 취재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부동산거래 등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이용해서는 안 되도록 했다.

    바로 이해의 상충(conflicts of interest)이란 문제다. 미국의 경우 윤리지침을 갖고 있는 모든 미디어가 그 지침에 담고 있는 내용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이해의 상충과 관련된 규정이다. 언론과 언론인에게는 국민의 알권리에 봉사하는 공적 측면과 회사의 이윤창출 및 개개 생활인으로서의 사적 개체 측면이란 두가지 성격이 함께 있다. 이와 같이 하나의 개체가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다보면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이해의 상충이다. 일반인들은 이해의 상충이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해를 주지 않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언론과 언론인은 이해의 상충으로 불특정 다수인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우리 신문윤리실천요강 14조에는 개인의 경제적 이득 등 상충적인 개인 이해관계만 규정하고 있으나 원래 언론인의 이해상충에는 상충적인 관계, 상충적인 사회참여도 모두 문제가 된다. 상충적인 관계는 언론이 취재원 또는 이해관계자로부터 어떤 혜택이나 선물 또는 특혜를 받았을 때 그들이 전하는 보도가 독자나 시청자 편에 서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금품· 혜택을 제공한 사람의 편에 서서 한 것으로 오해되기 쉽다. 이에 대해선 실천요강 15조에 규정돼 있다.
    상충적인 사회참여는 언론인이 언론의 주된 보도대상인 공직이나 정당, 기업의 사외이사 심지어는 사회운동단체에서도 그 단체를 대표하는 듯한 직책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다. 언론의 보도· 논평 활동에 영향을 받거나 받는 것으로 오해받을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실천요강에는 규정이 없으나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선진국의 유수한 신문은 이를 금하는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다.

    제 15조 〈언론인의 품위〉 언론계가 신문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을 개정하면서 역점을 둔 분야의 하나가 언론인의 품위조항이다. 언론인뿐 아니라 언론사도 포함해 취재 보도 평론 편집에 관련해 이해 당사자로부터 금품, 향응, 무료여행초대, 취재여행의 경비, 제품 및 상품권, 고가의 기념품 등 경제적 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 다만 서평을 위해 받은 서적은 예외로 하며 제품 소개를 위해 받은 제품은 공공목적을 위해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한국언론재단의 2005년 기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간 어떤 형태로든 촌지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58.4%, 받지 않은 사람이 41.1%로 나타났다. 어떤 종류의 촌지 수수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복수응답을 한 것을 보면 선물을 받았다 35.4%, 무료티켓을 받았다 20.9%, 향응· 접대가 17.9%로 나타나 있다. 그 다음이 취재 관련 무료여행 11.6%, 금전(상품권· 주식· 채권 포함) 수수 11.3%, 취재와 무관한 외유성 여행 1.2%순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1999년과 비교할 때 금전은 18.9%에서 11.3%, 선물은 67.1%에서 35.4%로 절반정도 줄었다. 또 향응·접대도 39.5%에서 17.9%로 줄었으나 취재 관련 무료여행은 9.7%에서 11.6%, 무료티켓은 15.5%에서 20.9%로 약간씩 늘었다.

    언론인 품위조항은 특별한 규정을 두었는데 그것은 편집자·기자 등 언론직 종사자에게 신문 보급행위 및 광고 판매 행위를 금했다는 점이다. 언론사에 그런 행위를 언론직 종사자에게 시키지 말도록 금했을 뿐 아니라 언론직 종사자도 그런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2000년 위원회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언론인들의 약 70%가 회사측으로부터 그러한 부탁을 받고 실제로 그런 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각 회사별로 사정은 다르지만 신문을 보급하거나 광고를 수주해 오면 보상을 해주는 방식으로 언론인들을 동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IMF 관리체제하에서 신문사의 광고 수주상황이 악화된 뒤로 그런 일이 늘었다. 기자들이 자기가 만든 신문을 친척이나 친지에게 구독권유를 하는 정도는 신문윤리 실천요강 위반으로 문제삼을 필요가 없겠지만 각 회사에서 연례적으로 캠페인을 실시해 기자들이 출입처라든가 언론인으로서의 보도활동을 이용해 신문 판매에 나서게 하는 것은 명백한 신문윤리실천요강 위반이다.

    표절(plagiarism)  남의 기사나 작품을 살짝 훔쳐 쓰는 것을 표절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남의 아이디어를 참고한다든지 모방한 경우는 허용될 수도 있지만 남의 기사나 작품을 훔쳐 쓰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 신문윤리실천요강 8조는 “언론사와 언론인은 신문, 통신, 잡지 등 기타 정기간행물, 저작권 있는 출판물, 사진, 그림, 음악, 기타 시청각물의 내용을 표절해서는 안되며 내용을 전재 또는 인용할 때에는 그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밝히고 4개항에 걸쳐 통신기사의 출처명시, 타언론사 보도 등의 표절금지, 타출판물의 표절금지, 사진 및 기타 시청각물의 저작권보호로 나눠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행동강령은 “표절은 저널리즘의 용서받지 못할 죄악의 하나”라고 못박고 있다.

    표절은 독자에 대한 언론의 신뢰기반을 파괴한다고 보기 때문에 선진국에서 많은 언론사들이 표절을 직원들의 해임사유로까지 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제이슨 블레어 기자가 2002년 10월부터 5개월간 36건의 조작 및 표절기사를 쓴 책임을 물어 파면하는 한편 독자들에게 지면을 통해 깊이 사과했고 기자들은 이러한 기사의 예방대책을 소홀히 한 편집인 등 간부들의 책임을 따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뉴욕타임즈는 새로 옴부즈맨 역할을 하는 ‘공익 에디터’와 기사윤리를 점검하는 ‘스탠다드 에디터’를 두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2001년 4월 9일 한겨레신문이 화염병 관련 사설에서 며칠전 조선일보 사설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 썼다가 사과 보도와 함께 해당 논설위원 해임, 논설주간 3개월 감봉의 징계를 한 적이 있다. 또 한겨레신문 인터넷판은 2003년 7월 3일 ‘잇따른 표절시비 신문윤리강령 무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지원씨 관련 조선·동아일보 기사가 일요신문 기사를 베끼거나 참조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하면서 한겨레신문이 일요신문의 전두환씨 재산목록 보도를 참조한 것도 표절사례로 보도했으나 다음날 막상 한겨레신문 본지에서 자사부분을 빼버려 비판을 받았다.
      
    작가 한수산씨는 ‘신문과 방송’ 1998년 11월호에 자신이 목격한 신문의 표절사례를 소개했다. “1986년 한국의 대표적인 한 신문은 아시안 게임이 열리기 한 달 전 스타디움의 컬러 사진을 곁들인 전면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그 기사는 1964년 도쿄 올림픽을 딱 한 달 앞둔 일본의 모 일간지 기획기사의 복제 한국어판이었다. 기사의 방향은 물론 레이아웃도, 사진도, 종서 횡서로 박아 넣은 제목의 길이까지 똑 같았다. 단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일본에서는 ‘평론가’라는 사람이 글을 썼고 한국에서는 ‘소설가’라는 사람이 글을 썼다는 것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물론 언론계에 오래 종사한 사람들은 누구나 사소한 정도의 표절은 늘상 있어 왔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언론사나 기자들은 나중에 필요할 듯싶은 기사철을 사적 또는 공식적으로 보관해 두고 있다. 기사를 쓸 때 이 기사철을 끄집어 내 그 중에 필요한 문구, 통계 혹은 전체 문장들을 다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자기 자신이 썼던 기사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의 기사내용을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써먹게 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남의 기사를 출처도 밝히지 않고 슬쩍 자기의 것으로 해버리는 가장 빈번한 사례는 뉴스통신에서 제공하는 기사를 전재하는 때다. 특히 내신기사와 자사 특파원이 있는 지역의 외신 뉴스를 자사 기자의 취재·보도로 둔갑시켜 버리는 경우가 과거에는 비일비재했다. 최근에는 내신기사에도 연합뉴스 크레디트를 반드시 붙이기로 결정한 신문사가 늘어나고 있어 다행이다.
      
    뉴욕타임스의 사례처럼 외국에서도 표절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표절에 대해 엄중히 책임은 묻는다는 점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00년 6월 쥬코쿠신문이 보도한 핵확산금지조약 재검토 회의 기사에서 약 50줄 가량을 그대로 베낀 것이 문제되자 즉각 쥬코쿠신문에 사과하고 관련기자는 해고, 편집국장 등 간부 3명은 감봉처분 및 보직 경질조치를 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0년 6월 6일 아사히닷컴 기사를 무단 도용한 경제부차장을 면직하고 편집국장은 견책, 경제부장은 감봉처분했다.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은 언론인이 직무상 지켜야 할 윤리준칙이지만 언론인과 언론사가 보도로 인해 민사상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경우 언론쪽에 과실이 있느냐 여부를 가리는 기준도 된다.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을 잘 지켰다면 직무상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정돼 과실이란 귀책사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렇게 윤리준칙을 잘 지키면 언론은 법적으로도 강한 위치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