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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2021년 5월 18일자 9면「16가지 해명에도 시민들 물음표/‘깜깜이 수사’가 불신만 더 키웠다/의혹 풀지 못한 故손정민 친구 입장문」제목의 기사에 대하여 ‘주의’ 조처한다.
1. 서울신문은 위 적시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측이 “가족 중 수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력 인사는 없다”고 해명했다. A씨 측이 입장을 밝힌 것은 손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이후 22일 만이다. A씨 측은 손씨와 휴대전화가 바뀐 경위와 실종 당시 정황 등 핵심 의문점에 대해선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설명에도 손씨의 가족과 시민들은 여전히 A씨를 믿지 못하겠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A씨를 대리하는 정병원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A씨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A씨의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 또한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A씨와 손씨가 별로 친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A씨는 손씨와 각별한 사이로 국내 및 해외 여행을 수차례 함께 다녀왔으며, 올해부터 A씨가 공부에 전념하려 모임을 줄였기 때문에 손씨가 실종 전날 A씨의 술자리 제안에 의아한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 측이 이날 A4용지 17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16가지 의혹에 대해 일일이 해명했음에도 네티즌들은 “기억이 안 나는 머리로 어떻게 의대를 갔느냐”, “증거인멸을 다 끝내고 이제서야 기어 나오는 것이냐”, “불리한 건 모른다고 하고 유리한 건 말이 많다”며 A씨를 강하게 비난했다. 손씨의 부친 손현씨도 “궁금한 것에 대한 해명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고, 술 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전부였다”며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드러나지 않는 사건 경위와 무분별한 의혹들이 대중의 집착과 분노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원인이 분명치 않은 일에 쉽게 관심을 두고 빨리 결과를 결정하고 싶은 본능이 있지만 오랫동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분노를 느끼게 된다”며 “‘잘 키운 의대생 아들’과 ‘아들을 잃은 아버지’ 등 슬픔을 키우는 내용도 시민들이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손씨 아버지에게 동화돼 사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아버지의 주장과 호소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무분별한 언론의 보도 행태가 여론을 자극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서 ‘손정민’이란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약 1200건의 기사가 송출됐다. 지난달 22일 평택항에서 산재 사고로 숨진 대학생 이선호씨 언급 기사(약 400건)의 3배 수준이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언론이 손씨 아버지가 제기하는 여러 암시를 사실 확인 과정이 부족한 상태로 보도하고 있다”며 “깜깜이 상태에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나오다 보니 권력이 사건을 왜곡하는 것은 아닌지 대중이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알려지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다’ 등의 내용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경찰도 정보 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피해자 중심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518009019 >
2. 위 기사에 대하여 윤리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서울신문의 위 기사는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측이 밝힌 해명과 함께 손씨 가족 및 네티즌 반응, 나아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적으로 보도한 내용이다.
다만 신문은 네티즌들의 반응을 전하면서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여과없이 그대로 게재했다. 예컨대 △A씨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기억이 안 나는 머리로 어떻게 의대를 갔느냐”』)이나, △A씨를 범인으로 몰거나 암시하는 듯한표현(『“증거인멸을 다 끝내고 이제서야 기어 나오는 것이냐”』,『“불리한 건 모른다고 하고 유리한 건 말이 많다”』) 등이다.
A씨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그대로 전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손씨가 어떻게 사망에 이르렀는지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A씨를 범인으로 몰거나 암시하는 듯한 네티즌의 반응을 검증 없이 전달한 보도 행태다. 서울신문은 위 기사에서『무분별한 언론의 보도 행태가 여론을 자극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비판하면서도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주장을 기사화했다.
헌법상에 형사피고인도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되고 있다. 더구나 A군은 피고인도 피의자도 아닌 참고인일 뿐이다. 그런데도 언론이 당사자 주변 또는 네티즌들의 무차별적인 의심 뒤에 숨어 언론의 기본인 사실(fact) 확인 노력조차 하지 않고 여론에 편승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신문윤리강령은 ‘사실의 전모를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보도는 보도의 정확성과 객관성, 나아가 신문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을 위반했다고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