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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36차 심의결정 현황 /  [기사] 신문윤리강령  위반

주의

 
 

2019-1195 아빠가 건넨 ‘감기약’ 먹은 아이,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다 외

국민일보       발행인  변  재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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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문

      국민일보 2019년 10월 8일자 2면「아빠가 건넨 ‘감기약’ 먹은 아이,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다」· 3면「영문도 모른 채 저항 한 번 못하고…어릴수록 비극에 무방비」제목의 기사에 대하여 ‘주의’ 조처한다.

     

  • 이 유

      1. 국민일보는 위 적시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2면)=『그 날은 나흘 만에 아빠를 만나는 날이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초등학생인 세 딸은 엄마와 친척 집에서 머물고 있다가 아빠가 데리러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빠는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평소 갖고 싶어 하던 포켓몬스터 인형을 사줬다. 함께 집으로 돌아가선 오랜만에 만난 아빠와 1시간을 놀았다. 평소와 다름없던 하루였다.
      평범했던 순간들로 채워졌던 그날은 “감기약을 먹자”며 아빠가 건넨 알약을 먹은 뒤 끝이 났다. 아빠가 준 건 수면제였고, 세 딸은 곧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 목이 졸려 숨진 것이다.
    “애들은 방 안에 가지런히 누워있었고, 아내도 안방에서 죽어있었다. 아빠도 죽으려고 자해한 흔적으로 혈흔이 어지러웠던 것을 빼면 그냥 평범한 일반 가정집 모습 그대로였다.” 당시 현장을 찾았던 경찰은 7일 이같이 회상하며 말했다. 이웃들은 그가 “자상하고 가정적인 사람이었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이 연이어 찾아오면서 극단의 상황에 몰렸던 아빠는 그날 오전 아내에게 죽음을 이야기 했다. 아이를 데리러 가는 동안 이미 결심이 끝나 있었고, 수면제도 미리 처방받았었다. 아빠는 “아이들 몸에 상처가 나지 않게 잠을 재워 보내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법원은 “일방적인 판단만으로 아무런 죄도 없는 자녀들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다”고 판시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피해자인 아이들은 이처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대부분 느닷없이 죽음을 마주했다. 죽음 직전의 장면을 추적하다 보면 그저 보통의 날을 기대하고 있었던 티 없는 아이들을 마주하게 된다. 장난감을 건네던 아빠의 손, 자신을 달래던 엄마의 품에서 숨이 끊기리라는 생각은 없었다.
      지난달 17일 만난 수도권의 한 경찰관은 유치원에 가고 싶어 했다는 남매 살인 사건을 잊지 못했다.
      “CCTV 속 아이들은 해질 무렵 해맑은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갔다. 몇 시간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채로 천진난만하게 장난치며 뛰어다녔다.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이 정말 불쌍해서 눈물이 났었다.”
      남매는 그날도 투정 없이 유치원 대신 집 근처 외할머니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선 남편과의 갈등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하늘나라로 함께 데려가는 게 아이들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여겼다. “복용 용량을 절대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의사가 경고했던 약물을 아이들에게 먹였다. 아이들은 약물 중독으로 숨졌는데 경찰이 갔을 땐 약이 써 토한 흔적이 발견됐다. 그녀도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남편이 발견해 죽음은 피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근처 외할머니댁에 놀러가는 시간을 제외하곤 늘 엄마와 하루 종일 함께였다고 한다. 경찰은 “엄마를 무척 따랐던 아이들”이라고 했다. 사건 전날 엄마가 마트에서 사준 과자 하나에도 행복해하던 아이들이었다.
      사건 기록이나 판결문에 나온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에선 ‘죽음’의 흔적이 없었다.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미취학 아동인 경우가 많았고, 부모로부터 ‘죽음’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받은 경우도 없었다. 아이들의 ‘동의’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명백한 살인이었던 것이다.
      반면 부모들은 아이와의 마지막 날을 계획했다. 주식투자 실패로 삶의 의욕을 잃은 아빠는 아이들이 자신을 ‘좋은 아빠’로 기억하는 지금의 시간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한 뒤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가입했던 인터넷 사이트를 탈퇴했다. 유서를 쓴 뒤 아내, 아이들과 가족여행을 떠났다. 아빠는 여행지에서 아이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 그러나 여행으로 들뜬 하루를 보내던 아이들이 쉽게 잠들지 않아 범행에 실패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아빠는 다시 살인을 결심했고 수면제를 건넨 뒤 가족이 모두 죽는 비극을 스스로 만들었다.
      아이의 일기장엔 ‘아빠 최고’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고 한다. 집 앞에서 함께 줄넘기를 했고, 자주 여행 다니며 사진을 찍어줬던 다정한 모습이 그대로 기록돼 있었다. 이웃들도 그를 ‘다정한 사람’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3면)=『통계는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이 강자가 약자를 상대로 저지른 범죄임을 명확히 드러낸다. 영문도 모른 채 자다가 죽임을 당한 미성년 자녀들이 많았고, 어릴수록 피해가 컸다. 살해 후 자살자들은 사건 직전 고립된 상태에서 다수의 복합적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 비극은 최근 다시 증가 추세다.
      국민일보가 파악한 2009년 이후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 미성년 피해자는 279명이다. 남자아이가 145명으로 여자아이(127명)보다 조금 더 많았다. 7명은 성별 확인이 안 됐다. 이들 중 사망자는 209명이다. 사망하는 비율이 75%다. 반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발생한 전체 살인 범죄 피해자는 4378명이었는데 이 중 기수범죄 피해자는 1703명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39%다.
      어릴수록 범죄 피해에 약했다. 연령 확인이 가능한 273명 중 13세 미만 아동이 216명으로 79%를 차지했다. 초등학생 이하 아동이 주로 범죄 피해자였던 것이다. 특히 6세 미만 아동 피해자(92명) 중 살아남은 아이는 15명으로 생존율이 16%였다. 6세 이상 자녀 피해자 181명 중 살아남은 아이는 52명으로 생존율은 28.7%다.
      아이들은 주로 자다가 번개탄, 연탄 등에 의한 가스 중독 등으로 죽거나, 목 졸림으로 사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녀 살해 자살 사건 가해자들은 주로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을 저질렀다. 가해자가 살아남은 여러 수사 기록에서 “차마 얼굴을 볼 수 없었다”며 베개나 이불을 이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경찰은 “살해 자살 피해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매우 약하고, 수면 등의 무방비 상태에서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아 저항흔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칼 등 예기로 피해를 당한 아이들도 37명이나 됐다. 이들 가해자는 주로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었고, 치정이나 부부 관계 악화 등으로 분노하다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싸움 도중이나 직후 상대방에 대한 증오를 엉뚱하게도 아이들에게 투영한 사건들도 있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은 모두 191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해자 부모는 213명(부부 공모가 확인된 22건 포함)이었다. 가해자가 사망한 경우는 96건(50%)에서 확인됐다. 이들 중에선 주저흔이 여러 사례에서 확인됐다. 부부 공모 사건을 제외하면 여성과 남성이 각각 86명, 83명으로 비슷했다.
      사건 발생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복수 원인 중복 집계)은 가정 문제로 총 64건의 사례에서 확인됐다. 이어 정신과적 문제 58건, 생활고 및 빈곤문제 60건, 채무 문제 58건, 사업실패 29건, 자녀질병 27건, 본인 질병 7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빈곤, 채무, 사업실패 등 경제적 상황과 연관된 원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셈이다.
      생과 사를 가르는 문제는 단편적이지 않았다. 최소 106건의 사례에서 가해자 가족은 2가지 이상의 복합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3건의 복합적 문제로 궁지에 몰린 경우도 35건에서 확인됐다. 복합적 문제가 많을수록 주변에서 범죄의 사전 징후를 포착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상태 파악이 가능한 85명 중 자영업자는 28명, 주부 24명, 직장인 17명, 실직자 16명 등이었다.
      살해 자살 사건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23건(아동 피해자 33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후로는 한 해 10~20건씩 반복해 발생됐고 20여명 수준의 아동 피해자를 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피해가 다시 커졌다. 전체 자살률이 급증한 지난해 20건이 발생했고 피해자는 32명이나 됐다. 올해도 벌써 최소 16건이 발생해 23명의 자녀가 피해자가 됐다.
      계절별 특성도 확인됐다. 사건 발생은 겨울(12~2월) 57건, 봄(3~5월) 56건으로 집계됐다. 여름(6~8월)과 가을(9~11월)에는 각각 34건, 44건이 발생했다. 월별로는 3월이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월 20건, 12월 19건, 2월 18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3월에 사건 발생이 높은 것은 일반 자살 사건 통계와 비슷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9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13~2017년) 전체 자살사망자 수는 3월과 5월에 많았다. 살해 후 자살자는 겨울철 비율이 높아졌다가 3월 정점을 찍고 이후 월별 11~15건 수준으로 낮아졌다가 늦가을부터 다시 증가하는 현상이 관측됐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겨울철에는 생계비가 많이 들고, 가족끼리 접촉할 시간도 늘어 가정불화가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치는 최소치다. 판결문으로 확인 가능한 범죄는 자살 미수자들의 범죄에 그치고, 살해 후 자살 사건은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지 않을 경우 기록으로 남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일보는 국회를 통해 경찰청과 대검찰청에 관련 자료 집계를 요청했지만 “별도 통계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최근 5년간(2013~2017년) 국내 지역 4곳에서 확인한 살해 후 자살 사건(피해자가 자녀 외에도 부부나 부모, 지인 등인 사건 포함)은 58건이다. 심리센터 분석에 따르면 가해자는 장년기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집에서 목맴 및 투신 상해 방법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부분 원인은 관계 문제였다.』

      2. 위 기사에 대하여 윤리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국민일보의 위 기사는「이슈 & 탐사/한국사회 잔혹극 ‘살해 후 자살’」이란 표제 아래 부모가 자녀를 먼저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을 분석한 탐사기획 시리즈의 일부다.
      기사는『2009년 이후 발생한 ‘살해 후 자살(murder-suicide)’ 사건 중 미성년 자녀가 피해자인 사건 수사자료, 살해 자살 미수자 판결문, 언론보도 등을 분석했다. 실체 확인을 위해 사건 발생 관할지 경찰관 40여명을 인터뷰했고, 유가족도 만났다. 자살 및 아동 관련 상담사와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도 했다.』고 밝혔다.
      기사는『자살을 핑계로 자녀의 목숨까지 건드리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일 뿐이다』라는 전제 아래 ‘자녀 살해 후 자살’ 실태와 이를 외면하고 방조하는 구조적 취약점, 근본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짚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자녀 살해 후 자살 사건’이 ‘일가족 자살’ ‘동반자살’ 정도로만 여겨져 상대적으로 ‘자녀 살해’의 심각성이 주목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보도로 평가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 일부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은 아쉽다.  2면 기사에선『평범했던 순간들로 채워졌던 그날은 “감기약을 먹자”며 아빠가 건넨 알약을 먹은 뒤 끝이 났다. 아빠가 준 건 수면제였고, 세 딸은 곧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 목이 졸려 숨진 것이다. “애들은 방 안에 가지런히 누워있었고, 아내도 안방에서 죽어있었다. 아빠도 죽으려고 자해한 흔적으로 혈흔이 어지러웠던 것을 빼면 그냥 평범한 일반 가정집 모습 그대로였다.”』,『부모들은 아이와의 마지막 날을 계획했다. 주식투자 실패로 삶의 의욕을 잃은 아빠는 아이들이 자신을 ‘좋은 아빠’로 기억하는 지금의 시간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한 뒤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가입했던 인터넷 사이트를 탈퇴했다. 유서를 쓴 뒤 아내, 아이들과 가족여행을 떠났다. 아빠는 여행지에서 아이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 그러나 여행으로 들뜬 하루를 보내던 아이들이 쉽게 잠들지 않아 범행에 실패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아빠는 다시 살인을 결심했고 수면제를 건넨 뒤 가족이 모두 죽는 비극을 스스로 만들었다.』라며 범행 과정과 범죄 현장 등을 상세히 묘사했다.
      3면 기사에선『아이들은 주로 자다가 번개탄, 연탄 등에 의한 가스 중독 등으로 죽거나, 목 졸림으로 사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녀 살해 자살 사건 가해자들은 주로 수면제를 먹인 뒤 범행을 저질렀다. 가해자가 살아남은 여러 수사 기록에서 “차마 얼굴을 볼 수 없었다”며 베개나 이불을 이용한 사례도 확인됐다.』,『칼 등 예기로 피해를 당한 아이들도 37명이나 됐다.』고 쓰는 등 범행 방법과 도구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러한 보도는 자살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 묘사 등을 삼가도록 한 신문윤리실천요강에 저촉된다.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않도록 한「자살보도 권고기준 3.0」에도 어긋난다.
      이 같은 기사는 모방범죄 또는 모방자살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사려 깊지 않은 보도로, 신문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7조「범죄보도와 인권존중」④(자살보도의 신중)을 위반했다고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 적용 조항

    신문윤리실천요강 제7조「범죄보도와 인권존중」④(자살보도의 신중)